Page 59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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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확철하게 깨달았기 때문에 ‘주간주’이며, 학인과 선지식이 모두 선리를
             깨닫지 못하였기 때문에 ‘빈간빈’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점으로부터 앞에서 언급한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에

             서 논하는 ‘주’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해준다고 하겠다. 따라서 이 구절

             은 “처하는 곳에 있어서 주인이 되며, 서 있는 곳이 모두 진리가 현현한 곳”
             이라는 해석보다는 “처하는 곳에서 참다운 선리를 깨달아 ‘주’가 되고, 서
             있는 곳에서 본래현성을 드러냄”이라는 보다 적극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라 하겠다. 이러한 ‘사빈주’를 통해서 본다면 우리가 부딪히는 모든 상

             황에서 언제나 ‘주’와 ‘빈’이 호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빈주는 선사가 학인을 제접함에 있어서 여러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사빈주와 앞에서 논한 임제삼구를 배대한다면, ‘주간주’는 바로 제일구

             인 “삼요三要에 주점朱點을 찍어 주인과 객을 헤아려 나누는 것을 용납하

                        9)
             지 않는다.” 라는 것과 유사하고, ‘주간빈’과 ‘빈간주’의 ‘빈’은 제이구인
             “묘해妙解가 어찌 무착無著의 질문을 용납하겠는가! 그러나 방편[漚和]으
             로 어찌 (번뇌의) 흐름을 끊은 근기根機를 저버리겠는가!” 라는 도출수
                                                               10)
             증道出修證의 단계에, 그리고 ‘빈간빈’은 바로 제삼구인 “무대 위의 놀아나

             는 꼭두각시를 보아라. 그를 당기고 늘어뜨리는 것은 모두 그 뒤에 있는 사
             람이다.” 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11)
               다음에는 의현의 또 다른 제접법인 사료간四料簡과 사조용四照用을 고찰

             하고자 한다.






             9) 앞의 책(大正藏47, 497a), “三要印開朱點側, 未容擬議主賓分.”
             10) 앞의 책. “妙解豈容無著問! 漚和爭負截流機.”
             11) 앞의 책. “看取棚頭弄傀儡, 抽牽都籍裏頭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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