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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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의 도장 찍기가 재현되는 현장이었다.
그것은 일체의 언어와 분별적 사유의 틈
입을 허용하지 않는 언어도단言語道斷, 심
행처멸心行處滅의 현장이었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양상은 다양
하지만 오로지 분별의 틀을 타파한다는
점에서 5가7종의 말은 크게 같다. 대동소
사진 3. 앙산혜적 선사.
이하다는 말이다. 병을 치료하는 일에 비
유하자면 환자의 병에 따라 쓰는 약이 다르고, 의사의 특기에 따라 치료 방
식이 다르다. 그렇지만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동
물을 길들이는 방식으로 말하자면 소는 코뚜레로 길들이고, 말은 재갈로
길들인다. 코끼리는 갈고리로 길들이고, 나귀는 말뚝으로 길들인다. 그뿐
이겠는가? 길들이려는 동물의 종류만큼 방법 또한 무한하다고 보아야 한
다. 그렇지만 그 길들여 순화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동일하다.
임제의 3현3요
그런데 화려할 정도로 다양한 5가의 종풍을 접하게 되면 자칫 그 표면적
특징에 무엇인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3현3요三
玄三要의 예를 보자. 원래 임제스님은 정안종사의 말이라면 “한 마디에 3현3
요가 갖추어져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 3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히
지 않았다. 과연 3은 무엇인가? 궁금증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
후 선종에는 3현3요의 3을 밝히고자 하는 시도들이 일어났다.
대표적으로 3현을 체중현體中玄, 구중현句中玄, 현중현玄中玄으로 구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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