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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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을 말한다. 성으로 분류될 수 있는 마음의 특징은 다양한 용어로 나타
             낼 수 있다. 심의식이 같은 의미를 가지고서 다른 기능을 하듯이, 성과 같
             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이라도 다르게 표현된다면 다른 역할을 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무아無我를 원래의 의미에서 보면 ‘아我’는 아트만의 ‘아’이다. 붓다
             가 말하는 무아는 자아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전통적 맥락의 우파니샤
             드적인 아트만이 없다는 의미이다. 인도 전통철학의 대명사인 아트만을 부

             정함으로써 붓다는 혁명적인 사상적 기치를 내건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아트만이 가지고 있는 성격을 부정하는 것으로 무아의 의미가 확장될 수
             있다. 아트만의 가장 큰 특징은 고정 불변하는 실체성(substantiality)이다.
               인도 전통철학에서는 아트만을 실재한다고 본 것이고, 붓다는 실체적인

             아트만은  존재하지  않는  것,  즉  실재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실체

             (substance)와 실재(reality)의 구분은 매우 중요하다. 관점에 따라서 실체가
             실재이기도 하고, 실체가 비실재가 되기도 한다. 우파니샤드적 관점에서
             실체적인 ‘아’는 실재이지만, 불교적 관점에서 실체적인 ‘아’는 비실재이다.

             불교적 관점에서는 비실체적인 법法이 실재이다.

               무아는 존재론적 관점, 인식론적 관점, 인간론적 관점 등 모든 관점에
             적용된다. 존재론적 관점에서 존재를 의미하는 법法의 가장 큰 특징은 생
             멸성, 비실체성, 무아성이다. 인식론, 인간론에서도 온처계蘊處界는 모두

             무아 즉 비실체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마음 또한 비실체적이고 무아이

             다. 무아의 관점은 마음뿐만 아니라 모든 존재에 적용되는 특징이다. 이후
             에 등장하는 마음의 특징에 관한 불교의 용어들은 이를 기반으로 각각의
             기능적 특징을 가지고 등장한다.

               공空은 무아의 다른 표현이다. 공은 초기경전부터 등장하는 용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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