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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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되고, 이를 위한 다양한 방법론이 심리치료의 기제가 될 것이다.
               심의식心意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업이 존재한다. 이러한 업이
             마음의 원래의 기능, 특징에 부합하는지가 문제가 된다. 심의식에서 만들

             어지는 다양한 업이 비실체적이라면, 이들은 성性에 부합하는 것이 된다.

             반면 이러한 업들이 실체적이라면, 이들은 성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고, 이
             로 인해서 괴로움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다양한 업은 심心·심소心所의 구분에서 보면 심소에 해당한다. 이러한

             심소가 심의 본래적 특징을 따르는지, 따르지 않는지가 문제가 된다. 이 구

             분은 붓다 자신도 가장 어려운 구분이라고 할 정도로 어렵다. 그러나 마음
             과 마음작용의 구분으로 인해서 불교의 모든 치유의 가능성이 등장하게 된
             다. 마음작용의 특징이 마음의 특징과 부합하면 되는 것이고 마음도, 마음

             작용도 비실체적이면 되는 것이다. 무아이고, 공이고, 실상이고, 여여이

             고, 지이고, 법계이고, 불성이고, 자성이면 되는 것이다.
               마음의 원래적 특징에 반하는 마음작용의 실체적 특징을 번뇌라고 한
             다. 성性에서의 심리치료적 함의는 ‘번뇌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로 귀결

             된다고 볼 수 있다. 불교의 모든 수행법은 번뇌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제시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행법이 다양한 것은 번뇌의 종류가 많다는 것
             이고, 수행법을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는 것은 번뇌에 대한 태도에 기반한
             다고 할 수 있다. 초기불교에서 제시하는 지관止觀에서 선불교에서 제시하

             는 정혜定慧까지, 대치법에서 염불에 이르는 모든 수행법이 번뇌를 다스리

             는 것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
               서구심리학에서는 인지, 정서, 행동, 동기, 성격 나아가서는 의식, 무의
             식에 따라서 심리치료법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반면 불교에서는 이러한 구

             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러한 구분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들 전체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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