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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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료법은 번뇌를 다스리는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한다.
                                         번뇌는 이제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실체성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실체성에  대해서  인지적으로  무지한
                                       것이 치痴이고, 이러한 실체성으로 인

                                       해서 정서적으로 끄달리는 것이 탐진貪
                                       瞋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탐진치

                                       라는 근본번뇌를 다스리는 것에서 세
                                       부적인 번뇌를 다스리는 것으로 나아
                                       가게 된다. 여기에서 지관의 방법이 대
          사진 2.  덕이본 『육조단경』. 사진: 한국민족  표적이라면, 이와는 다른 방법으로 일
              문화대백과사전.
                                       체 번뇌를 없애는 방법에 따른 분류가
          제시되고 있다. 봄으로써, 단속함으로써, 수용함으로써, 감내함으로써, 피
          함으로써, 버림으로써, 수행으로써 없애는 번뇌들이 있다. 다르게는 대치

          법으로 번뇌를 없애는 방법이 있고, 또한 전식득지의 방법이 있다. 칠식의

          ‘아’ 중심의 번뇌를 없애고, 팔식에 새로운 명언종자를 심는 것으로 번뇌를
          제거하는 것이다. 초기, 부파, 유식불교는 이처럼 마음의 작용인 번뇌를
          제거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마음 자체의 특징을 드러내는 것에 중점을 두는 방법이 있

          다. 이러한 방법론에서는 번뇌를 객진번뇌라고 부른다. 마음을 중점으로
          두고 있기에 번뇌는 객客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마음의 원래 특징을 드
          러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마음과 마음작용의 비실체성을 분명하게 드

          러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중관불교에서는 타인이 실체성을 주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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