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P. 109

하다. 틀 차려 기름 짜기 이웃끼
             리 힘 모으세. 등불 기름도 하려
             니와 음식도 맛이 나네. 밤에는

             방아 찧어 밥쌀을 마련할 제 찬

             서리 긴긴밤에 우는 아기 돌아
             볼까. 타작 점심 하오리라 닭고
             기 막걸리 부족할까. 새우젓 계

             란찌개 상찬으로 차려 놓고 배

             춧국  무나물에  고춧잎장아찌
             라. 큰 가마에 앉힌 밥이 태반이
             나 부족하다. 한가을 흔할 적에

             나그네도 대접하나니. 한 동네

             이웃하여 같은 들에 농사하니,
             수고도 나눠하고 없는 것도 서
             로 도와 이때를 만났으니 즐기               사진 1. 한로에 수확한 곡식.

             기도 같이 하세. 아무리 일 많으

             나 일하는 소 보살펴라. 핏대에 살을 찌워 제 공을 갚을지라.


                계수나무 꽃피는 시절의 계절음식




               제철 식재료에 대한 이해를 위해 정학유의 「농가월령」가 9월령을 또박또
             박 읽어 내려갑니다. 계추는 계수나무에 꽃이 피는 계절이고, 가을의 마지
             막 달을 의미합니다. 24절기 중에 한로와 상강이 들어 있는 달이기도 하지

             요. 제비는 강남으로 다시 돌아가고, 기러기 떼가 돌아오는 달입니다. 온



                                                                         107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