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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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으로서 교와 선
             에 두루 뛰어났다.
             그리고  나중에는

             뛰어난  신통력까

             지  갖추게  된다.
             그런  제바달다가
             스스로 붓다를 사

             칭하면서  부처님

             과 그 법을 훼손하
             는 악인의 대명사
             가 된 것이다.            사진 2. 주리반특가존자.

               아이러니한 일이다. 부처님의 가장 가까운 혈족인 친아들과 사촌 동생,

             게다가 뛰어난 수행자로서 높은 선정을 성취한 이 두 사람이 어떻게 하여
             악인의 대표가 되었던 것일까? 생각해 보자. 불교의 수행은 자기가 직면
             한 현재의 장애를 내려놓는 방식으로 실천된다. 예컨대 잠이 많았던 아나

             율은 부처님의 꾸짖음을 받고 나서 잠을 자지 않겠다는 서원으로 수행에

             임했다. 그리하여 육체의 눈이 멀어버리고 말았지만 부처님의 교단에서 최
             고의 천안통天眼通을 성취한 아라한이 된다. 아나율은 ‘천안에 제일이어서
             공중을 날아다니는 새 발자국까지 볼 수 있었다’는 기록이 전한다.

               또 주리반특가라는 머리 나쁜 제자가 있었다. 하도 머리가 나빠서 한 구

             절의 게송조차 외울 수 없었다. 그런데 부처님이 시키는 대로 흰 천 하나
             를 가지고 ‘더러움을 없애자(라조할라낭=청소)’는 말을 반복하면서 더러운 때
             를 닦은 결과 무명을 벗고 ‘걸림 없는 통찰지[無礙解]’를 갖춘 아라한이 되었

             다. 성취해야 할 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면한 장애를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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