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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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는 일이 바로 불법을 성취하는 길임을 웅변하는 얘기들이다.


            선성비구의 부처 종자 소멸




           그렇다면 선성비구와 제바달다가 직면한 장애는 무엇이었을까? 선성비
          구의 장애는 자기 지혜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그는 세속에 있을 때는 카필
          라국의 1순위 왕위 계승자였고, 출가 이후에는 부처님의 아들로서 뛰어난

          수행자였다. 그는 24년간의 수행으로 12부경을 암송하고 4선정을 성취하

          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부처님의 아들이지, 4선정을 성취했지, 그의 자부
          심은 여기에서 극에 달한다. 그리하여 결국에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
          침까지 무시하는 태도를 갖게 된다. 그는 부처님의 설법이 밤늦게까지 계

          속되자 “밤에 잠자리에 들지 않으면 에비(박구라)가 찾아옵니다.”라는 말로

                                         설법을 끊을 만큼 막돼먹었다.
                                           또  선성비구는  사람들이  부처님
                                         의 발자국을 경배하는 일을 못마땅

                                         하게 여겨 부처님의 발자국을 지우

                                         는 만행을 저질렀다. 특히 그는 인과
                                         와 해탈을 부정하는 자이나교 나체
                                         파 수행자였던 고득苦得과 같은 사람

                                         의 주장에 동조하였다. 이에 부처님

                                         은 고득이 그 업보로 복통으로 죽게
                                         될 것이고, 죽은 뒤에는 아귀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선성비구는 그

          사진 3. 자이나교의 교주 마하비라.           예언을 거짓말로 만들기 위해 고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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