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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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안목人天眼目』의 임제종풍臨濟宗風


               우선 송대 대표적인 오가의 종풍과 제접법을 소개하고 있는 『인천안목』

             권2에서는 다음과 같이 임제종의 종풍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임제종은 대기대용大機大用으로, 나롱羅籠(대나무로 만든 새장)에서 벗
                  어나 둥지[窠臼]에서 나오기를, 호랑이가 달리듯 용이 날아가듯 하

                  고, 유성이 흐르듯 번개가 치듯 하였다. 천관天關(하늘의 빗장)을 옮

                  기고, 지축地軸을 돌리며, 하늘을 찌르는 의기意氣를 안고, 격외格
                  外를 사용하여 제접提接한다. 권서卷舒(부정과 긍정)와 종금縱擒(놓아줌
                  과 잡아들임), 살활殺活(죽임과 살림)이 모두 자재自在하였다.”          1)




               여기에서 ‘나롱’이나 ‘둥지’는 모두 인혹人惑인 아집我執과 법집法執의 주
             처住處를 가리키는 것인데, 임제종은 그를 과감하게 벗어나 대기대용을 실
             현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한 까닭에 호랑이와 같은 용맹함으로 격외의 방

             법으로 학인들을 제접하였다는 평가이다. 『인천안목』에서는 이에 이어서

             삼현삼요, 사빈주, 사료간, 사조용 등의 제접법을 소개하고서 마지막으로
             “대체로 임제의 종풍은 이와 같음에 지나지 않는다. 임제를 알고 싶은가?
                                                          2)
             푸른 하늘에 뇌성벽력이 치고, 육지에 파도가 인다.” 라고 마무리하였다.








             1)  [宋]智昭集, 『人天眼目』 卷2(大正藏48, 311b), “臨濟宗者, 大機大用, 脫羅籠, 出窠臼. 虎驟龍奔, 星馳電激.
               轉天關, 斡地軸, 負冲天意氣, 用格外提持. 卷舒縱擒, 殺活自在.”
             2) 앞의 책, “大約臨濟宗風, 不過如此. 要識臨濟麽? 靑天轟霹靂, 陸地起波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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