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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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사회주의자들의 선불교에 대한 비판은 한마디로 당시 지배계
층이 필요로 하는 논증, 즉 존재하는 것은 모두 합리적이라는 점을 논증하
여 사회변혁의 의지를 무화시켰다는 데 있다. 선불교가 이론적으로 봉건질
서의 합리성을 뒷받침하고, 유심론적 입장에서 기본범주를 해석했다는 것이
다. 선불교에 대한 모택동의 이 같은 평가는 기존의 평가와는 상반된다. 오
히려 사회변혁과 현실에의 투쟁에 선불교가 가진 주관적 능동성을 강조하여
선불교가 긍정적 역할을 하였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것은 ‘혁명정신’과 선불
교가 가진 ‘주관적 능동성’, 즉 자기 의지를 연결시켜 실제 혁명과정에 필요
한 힘을 더하려는 모택동의 의도가 전제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선불교의 불성론에 담긴 평등사상 긍정
모택동이 『육조단경』을 높이 평가하여 애독하였다는 에피소드는 잘 알
려져 있다. 그는 『육조단경』과 『금강경』, 『화엄경』 등의 불경을 자주 읽었다
고 한다. “종교를 믿는 인민이 많은데, 종교에 대한 이해 없이 어떻게 그들
을 위해 일할 수 있겠는가?”라고 종교 서적을 읽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특
히 『육조단경』은 ‘노동 인민의 불경’이라고 부르며 자주 인용하고 여행할 때
는 늘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이 책이 노동을 중시하
는 민중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이 점이 다른 사상가와 다른 독창적인 견
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모택동이 『육조단경』을 민중적이라고 평가한 근거 중 하나는 혜능이 노
동자 계층 출신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선불교는 서민적인 종교였다. 수·
당 시대에 선불교를 제외한 그 밖의 종파는 번잡한 주석과 승원철학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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