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1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P. 161

(森克己) 등 전후 실증적 역사학을 이끌어 간 연구자들과 교류했다.
               타마무로를 대표하는 연구는 『메이지유신 폐불훼석』(1939, 이하 폐불훼석)
             과 『장례불교』(1963)이다. 『폐불훼석』은 사료편찬소 시절 간행한 저서로 사

             회경제사적 방법으로 일본불교를 바라보았다. 『장례불교』는 메이지대학

             교수로 재임 시절, 민속학과 고고학, 종교학을 포용한 일본종교사를 저술
             한 책이다. 이번 호에서는 사회경제적 방법을 종교사에 도입한 타마무로
             다이죠의 시선에 대해 소개하겠다.




                사회경제사 단계론에서 출발한 일본종교사


               1920년대 이후 일본의 학계에는 마르크스주의가 깊게 침투해 있었다.

             젊은 연구자들이 마르크스주의에 영향을 받은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고, 타

             마무로 역시 그중의 한 명이었다. 특히 경제라는 하부구조에서 역사 전체
             를 파악하려는 마르크스주의의 방법론은 역사학에 뜻을 둔 젊은 연구자들
             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만 마르크스주의에 심취한 젊은 연구자들이 모

             두 정치적 활동을 한 것은 아니었다.

               타마무로를 비롯한 도쿄제국대학 사료편찬소에서 근무한 젊은 연구자
             들 역시 마르크스주의의 방법론에 깊이 공감했다. 이들이 스터디 모임에
             서 사회경제사적 방법을 이용한 역사 연구를 진행한 것 또한 당시의 시대

             조류를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일본종교사연구회가 출간한 『일본종교

             사 연구』의 서문에는 당시 젊은 연구자들의 고민이 반영되어 있다. 이 서
             문은 타마무로가 작성했는데 그중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종교는 사회적 존재이다. 이 자명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종



                                                                         159
   156   157   158   159   160   161   162   163   164   165   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