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3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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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문제로 치부할 뿐이다. 예를 들면 사상의 근저에 가로놓인 봉
                  건사회 붕괴기에 나타난 문제들은 관심조차 없다. 하물며 폐불훼
                  석을 계기로 일어난 신종교 발생에 대한 문제들은 아예 인식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다.                   - 『일본종교사연구』(1933) 서문 중에서-



               당시의 종교사 연구는 불교학자들이 불교사를, 신도학자들이 신도사神
             道史를 다루다 보니 교리와 사상 중심이었다. 반면, 타마무로를 비롯한 젊

             은 연구자들은 사회경제사적 방법을 도입해 종교사 연구의 혁신을 도모하

             려 했다. 『일본종교사 연구』는 목차를 씨족사회, 고대국가의 발생, 봉건제
             사회, 근대사회로 분류했는데, 이는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단계론을 차
             용한 것이다.




                폐불훼석에 대한 새로운 시각


               폐불훼석은 타마무로 이외에도 이토 타사부로(伊東多三郎), 아베 마코

             토(阿部真琴)  등이  관심을  기울인  주제이다.

             기존의 연구들은 폐불훼석廢佛毁釋이 일어난
             원인을 근세불교가 안일했고, 승려가 타락했
             다는 시각이 정설이었다. 메이지유신의 성격

             을 둘러싼 일본 내 자본주의 논쟁이 격화되었

             을 당시, 타마무로와 이토 타사부로는 이 논
             쟁의 연결선상에서 폐불훼석이 봉건적 종교
             를 지양했다고 정의했다.

               나아가 폐불훼석에 대한 해석을 “피상적인                  사진 4. 츠지 젠노스케(1952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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