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P. 45
의 화두 수행을 지도하고 점검하는 스승
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런 지도 행위의 한
형태가 ‘상당법어’이기 때문이다. 둘째,
조계종의 정체성 규정에 ‘상당법어’ 시행
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송광사가
‘조계총림’으로 승격되던 1969년 봄부터,
구산수련九山秀蓮(1909~1983) 선사에게도
입적하던 1983년까지 약 15년에 걸친 상
당법어집 『구산선사九山禪師 상당법어上
堂法語 구산선문九山禪門』이 있음을 밝혀 사진 2. 원택 엮음, 『山이 물 위로 간다』
(불광출판사, 1982).
둔다. 구산선사가 성철선사보다 세납은
9세 위이고, 상당법어는 성철선사가 2년 먼저 실시했다.
2.
선불교 전통의 상당법어의 형식을 먼저 말해 보려고 한다. 전래의 일반
적 형식을 먼저 말해 보기로 한다. 선사가 출가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아 방
장으로 초대되면 대중을 향한 요즈음의 공개강좌에 해당하는 ‘보설普說’을
한다. 이때 자신은 누구의 법을 이어받았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어떤 깨
침을 얻었는지, 소위 염향사법拈香嗣法과 득법기연得法機緣을 밝히게 되어
있다. 현재 불교계에서도 많이 읽히는 『고봉화상선요高峰和尙禪要』에도, 또
『태고록太古錄』에도 ‘보설’이 실려 있다.
그러면 성철선사의 ‘사법’과 ‘득법’은 어떠한가? 성철선사는 누구의 법
을 이었는가? 또 어떤 계기(다른 수행자와의 대화, 또는 화두 참구, 또는 상황)로
선적 체험을 했는가? 물론 ‘득법’에 관한 이야기는 『선요』처럼 일목요연하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