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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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심각한 것이 되었다. 주자
에게 불교의 영향이 조금이라
도 있으면, 불가에서는 극대화
시킬 것이고 유가에서는 최소
화하거나 덮어 버릴 성질의 것
이 되었다.
주자는 어린 시절 유불도儒
佛道의 삼학三學에 열린 태도를
취하며 대금對金 주전론자主戰
論者이기도 했던 아버지 주송朱
松(1097~1143)에게서 교육을 받
았고, 14살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유언에 따라 아버
지의 절친인 적계籍溪 호헌胡憲
사진 5. 한말의 어진화가 채용신이 그린 주자 초상화.
사진: 한국미술정보센터.
(1082~1162), 병산屛山 유자휘劉
子翬(1101~1147), 백수白水 유면지劉勉之(1091~1149) 등 세 선생에게 의탁하여
교육을 받았다. 나중에 유면지는 주자를 사위로 삼았다. 그런데 이들 세 선
생들은 모두 유학자였지만, 호헌은 불교와 노장老莊을 좋아했고, 유자휘는
불교를 가까이 했으며, 유면지는 선禪을 상당히 선호하였다. 학자라면 모
든 지식과 사상에 대하여 열린 자세를 가지고 진리를 탐구하 는 것이 당연
하다.
그리고 당대의 문집이나 편지글 등을 보면, 주자가 6살부터 18살 사이
에 당대 최고의 선장들인 원오극근圓悟克勤(1063~1135)~대혜종고大慧宗杲
(1089~1163)~개선도겸開善道謙(?~?)으로 이어지는 세 선사들을 만나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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