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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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1229년(고종 17) 개성에서 온 유생儒生 몇 사람이 참학參學을 하자 제자
로 받아들이고 『법화경』을 가르쳐 통달하게 했다. 이로부터 원근에서 사람
들이 대거 모여들어 큰 모임이 되었다.
요세화상에 의한 백련사 중건의 대역사는 1211년부터 1232년까지 21년
만에 완료되었는데, 당시 목백牧伯도 재물을 크게 보시布施하였다. 1232년
(고종 19) 4월 요세화상은 백련사에 처음으로 보현도량普賢道場을 결성하고
법화삼매를 닦고 극락정토에의 왕생을 구하되 오직 천태대사의 ‘천태삼매
의天台三昧儀’를 그대로 따라 행하였다. 이것이 송광사에서 지눌화상이 수
선사를 결성하여 전개한 정혜결사운동과 쌍벽雙璧을 이룬 백련사의 백련
결사白蓮結社운동이다. 보현도량을 연 것에 즈음하여 제자인 진정眞靜 국사
천책天頙(1206~?) 화상으로 하여금 <만덕사법화도량소萬德寺法華道場疏>를
짓게 하고, 1236년에는 <백련결사문白蓮結社文>도 짓게 하였다.
요세화상은 사부대중의 청으로 각지를 다니며 전법하니 인연을 맺은 이
가 30묘수妙手이고, 득도 제자가 38인이며, 가람과 난야를 창건한 곳이 5
곳이고, 왕공王公과 대인大人, 현직에 있는 관리 등 높고 낮은 사부대중으
로 결사에 참여한 사람이 300여 명에 달하였다. 당시 최씨 무신정권의 대
몽항쟁과 입장을 같이하여 그들의 지원을 받고 있던 터이라 서로 전도하
여 인연을 맺은 사람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따라서 당시 문원文苑에 이름을 날린 학사들도 결사에 많이 동참하였다.
비서학사秘書學士 김구金坵(1211~1278), 학사 조문발趙文拔(?~1227), 임계지
林桂之, 좌정언지제고左正言知制誥 임계일林桂一, 시중侍中 이장용李藏用
(1201~1272), 평장사平章事 유경柳璥(1211~1289), 김녹연金祿延, 지제고知
制誥 곽여필郭汝弼, 동문원녹사同文院錄事 정흥鄭興, 진도현령珍島縣令 우면于
勉, 김서金㥠 등이 결사에 참여하여 쓴 뛰어난 글이 남아 이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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