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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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익히지 않았지만 날 것이 아니고, 특별한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고
          도 훌륭한 요리로 탄생합니다. 발효는 곰팡이, 세균, 효모 등 미생물의 작
          용으로 만들어지는 하모니입니다. 우연히 발견된 우연의 산물입니다. 우

          리 일상식에 있어서는 보험과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불가의 내림음식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발효의 주기 역시 사계절이 뚜렷함을 알 수

          있습니다. 봄에는 젓갈을 담그고, 여름에는 식초를 만들고, 가을에는 식재
          료를 갈무리 합니다. 그리고 겨울에는 김장을 하고 메주를 쑤고 장을 담급
          니다. 발효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깊어지고 넓어짐을 느낍니다. 사찰음

          식에 있어서 발효란 그만큼 깊고도 넓다는 의미입니다. 조상의 지혜, 그리




























          사진 4. 홍갓물김치, 가지김치(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 스님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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