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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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의 특성을 논하다


           심재룡은 「한국불교의 오늘과 내일: 한국불교학의 연구현황을 중심으

          로」(2000)라는 글에서 한국불교를 ‘과거부터 한국인들에게 있어 온 불교’와

          ‘한국에서 수행하고 연구해 온 불교’로 구분하고, 한국학이라는 좀 더 넓은
          외연 속에서 불교를 다루어야 한다고 보았다. 먼저 전통적인 불교 연구의
          범주로 조선 후기의 강원 중심 교육과 강학을 들었고, 현대의 불교 연구는

          역사학·철학·종교학 등 대학의 분과 학문 단위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면

          서 다음의 세 시기로 나누었다. 제1기 계몽기(1945~1960), 제2기 해석 작업
          기(1961~1979), 제3기 다학문적·다문화적 접근기(1980~현재)가 그것이다.
           먼저 계몽기는 한국불교 연구의 초창기에 해당하는데, 주로 일본에서

          교육을 받은 학자가 다수였고, 김동화의 『불교학 개론』, 김잉석의 『화엄학

          개론』 등 몇몇 개론서가 나왔다. 다음 해석 작업기는 불교학의 여러 분야
          가 새롭게 개척된 때로 대표적 학자로 『원효사상』의 저자 이기영을 들었다.
          끝으로 다학문적·다문화적 접근기는 일본의 연구 방법론을 극복해 나가

          기 시작한 때로 보고 문화의 다양성과 여러 분야 학문을 아우르는 것을 특

          징으로 내세웠다. 이어 세계화 시대 한국 불교학의 과제로는 불교학자 수
          의 증가와 전공 다변화, 서구 학계 성과에 대한 관심 제고, 학제적 연구의
          확산 등을 제기했다.

           또한 그는 한국불교 전통의 역사적 연원을 거슬러 종조와 선의 정체성

          이 무엇인지를 학문적으로 진단했다. 먼저 “조계종단의 역사적 종조는 구
          산선문의 하나인 가지산문의 도의선사이고, 제도적 통합을 이룬 이는 고
          려 말의 태고보우이지만, 사상적 기초를 수립한 중흥조가 지눌이라는 사

          실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여, 도의, 보조, 태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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