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2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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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므로 거시적 관점에서 그의 위상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향후 연구의 전
                                        망을 제시했다.




                                          회통불교에 대한 비판적 입장


                                          그런데 그는 한국불교의 특성으로

                                        지목되어 온 회통불교(통불교)에 대해

                                        서는 비판적이었다. 통불교는 1930년
          사진 7.  『조선시대의  불교사상(한국철학자료집:   최남선이 주창한 이래 한국불교의 통
              불교편 3)』(2020,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시적 정체성을 가장 잘 집약한 용어로

          알려져 왔다. 심재룡은 「한국불교는 회통적인가」(1985)라는 글에서 회통이

          라는 개념은 식민지 상황에서 민족주의적 요구로부터 나온 것이며, 학문
          적이기보다는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가진다고 해석했다. 그는 하나의 개념
          으로 한국불교의 오랜 역사 전통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일

          반화의 오류라고 보았고, 한국불교가 과연 회통적이었는지에 대해 강한 의

          문을 제기했다.
           그의 사후에 나온 『한국철학자료집: 불교편 1-3』(2005~2020)은 한국의
          철학사상 관련 자료집 발간이 향후 연구 발전을 위한 절실한 과제라고 여

          긴 그가 생전에 서울대의 연구비 지원 과제로 신청한 사업의 결과물이다.

          한국불교 주요 전적의 핵심 내용에 대한 번역, 저자 및 자료에 대한 해제
          로 되어 있으며, 제3권 조선 시대의 경우 함허기화부터 초의의순까지 총
          28인의 저술을 대상으로 주요 내용을 역주하고 해설을 붙여 놓아 활용 가

          치가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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