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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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직관주의 인식론’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고 보고, 이 두 측면을 중심으로 비판하였다.
                                  맑스주의는  유물변증법의  입장에서  불교가

                                  변증법의 역사 발전과 어긋나고, 특히 ‘과학적

                                  인 근거가 없이’ 만물의 상호 수용을 말하는
                                  형이상학적인 관념론일 뿐이라고 보았다. 이
                                  러한 의식은 반이성주의와 신비주의로 흐르

                                  게 될 뿐이라는 것이다.
          사진 3.  중국의 대표적 철학자,
                    임계유任繼愈(1916~2009).  형이상학적  관념론은  ‘선험적·선천적·
                                  선이지적’인 궤변일 뿐이라는 것이 불교를 포
          함한 전통철학에 대한 비판이었다. 불교의 인식론은 과학적인 인식론이

          아니라 한순간의 깨달음을 말하는 비이성적인 ‘직관’을 중시하므로, 사람

          마다 다 같이 파악할 수 없는 개인적 편견이나 착각에 지나지 않을 수 있
          다고 하였다. 이는 과학파가 형이상학파를 비판하는 내용과 정확히 일치
          한다.

           맑스주의가 보기에 화엄철학에는 소박한 변증법적 사상이 포함되어 있

          지만, 그 역시 상대주의와 궤변론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였다. 대
          표적인 맑스주의 철학자 임계유는 『중국철학사』에서, 당대唐代의 봉건제도
          를 유지하려 한 화엄종 승려는 지주계급이고 결코 변증법을 바로 보려 하

          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변증법의 근본 원칙은 사물의 모순법칙, 즉

          대립하는 부분의 통일법칙이다. 그에 반하여 화엄철학은 상호관계와 상호
          제약, 부분과 전체의 설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엄철학은 변증법의 핵심을 비껴 나가 모순이나 대립하는 부분의 투쟁

          을 인정하지 않으며, 평정과 조화의 관점에서 추상적으로 사물의 관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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