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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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관점을 분석하고, 화엄철
                                               학을 긍정하였다.
                                                 화엄종의 교판은 종명이 지

                                               시하듯  『대방광불화엄경』에

                                               최고의  진리가  담긴  것으로
                                               믿는다. 『화엄경』은 부처님이
          사진 5.  모택동의 화엄철학 논의가 실린 『모택동철학비
              주집毛澤東哲學批注集』(1988).               보리수 밑에서 깨달음을 얻었
                                               을 때의 체험적 진리를 그대

                                               로 설법한 것으로 본다. 따라
                                               서 화엄종 교리는 『화엄경』의
                                               법계法界라는  개념을  중심으

                                               로 전개되었다. 법계에는 두

                                               가지 측면, 즉 초월적 진여의
                                               세계인  이법계理法界와  사실

                                               적 현상의 세계인 사법계事法
          사진 6. 『모택동선집毛澤東選集』.
                                               界가 있다고 한다.

           화엄교판에 따르면, 소승은 오직 생멸하는 사법계만을 알고, 중관학과
          유식학에서는 불생불멸의 이법계만을 안다. 천태종에서는 이법계와 사법
          계가 아무런 장애 없이 섞이는 ‘이사무애법계’를 알고, 화엄종에 와서야

          사事와 사事가 두루 섞여 아무 장애가 없는 ‘사사무애법계’를 안다고 한다.

          대부분의 중국 철학자들은 화엄종의 이러한 경지를 중국의 학문적 불교 교
          리가 도달한 정점이라고 극찬한다.
           모택동은 불교가 인식사상 과학적이고 엄밀하다고 긍정적으로 판단하

          였다. 인류 인식의 발전사에서 볼 때, 화엄철학은 인식사의 한 단계로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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