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P. 22

『금강경』에서 설한 경멸과 천대의 뜻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이 경을 수지독송하여 사람들에게 경멸과

              천대를 받게 되면[若爲人輕賤] 이 사람은 전세의 죄업으로 마땅히 악

              도에 떨어질 것이지만, 금세의 사람들의 경멸과 천대를 받음으로
              해서[以今世人輕賤故] 전세의 죄업이 곧 소멸되어 마침내 아뇩다라삼
              먁삼보리를 얻는다고 하는데 그 뜻이 무엇입니까?”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대선지식을 아직 만나지 못하여 오직 악업
              만 짓고 청정한 본래 마음이 삼독의 무명에 덮여서[三毒無明所覆] 능
              히 나타나지 못하므로 사람들에게 경멸과 천대를 받는다고 말한

              것이니라. 금세의 사람들에게 경멸과 천대를 받는 것은, 곧 오늘

              발심하여 불도를 구함으로 무명이 다 없어지고 삼독이 나지 아니
              해서 곧 본래 마음이 명랑하고 다시 어지러운 생각이 없으며[本心明
              朗 更無亂念], 모든 악이 영원히 없어져 버림으로써 금세 사람의 경

              멸과 천대를 받는다고 하느니라. 무명이 모두 없어져서 어지러운

              생각이 나지 않으면[無明滅盡 亂念不生] 자연히 해탈한 것이므로[自然
              解脫] 마땅히 보리를 얻는다고 하는 것이니, 곧 발심할 때가 금세요
              격생이 아니니라.”




           이 경문을 생멸 견해로써 피상적으로 해석하면 부처님의 근본 뜻을 모
          르고 맙니다. 경멸과 천대의 내용이 다른 것임을 지적하기 위하여 대주스
          님이 이렇게 인용하신 것입니다.

           위의 내용 가운데에서 사람들에게 경멸과 천대를 받는다는 것과 금세 사



          20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