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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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의 경멸과 천대라고 하는 것은 해석이 정반대로 되어 있습니다.
먼저, 사람들에게 경멸과 천대를 받는다고 함은 자기의 진여본성이 무
명업식에 가려서 진여본성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말함이지 실제로 어떤 사
람들에게 경멸과 천대를 받고 구박을 받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여기서 경
멸과 천대를 받는다고 하는 것은 무명이 진여를 덮어서 진여를 보지 못함
을 말합니다.
금세 사람의 경멸과 천대라 하는 것은 발심 구도하여 무명을 경멸하고
천대하여 진여가 나타난 것을 말합니다. 결국 앞에서는 진여자성을 무명
이 경멸하고 천대하였으며, 뒤에서는 무명을 경멸하고 천대하여 진여본성
이 드러난 것이니 이것을 금세 사람의 경멸과 천대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석하면 선가禪家에서는 글을 이상하게 해석한다고 생각할지
사진 2. 1967년 비구계 수계식을 마치고 해인사 대적광전 앞에서 대중들과 함께 한 성철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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