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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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8호 | 풀어쓴 『선문정로』 22 |   며칠 전 학교의 교수불자회 회원들

                                             과 철야정진법회를 다녀왔다. 마음까
                                             지 씻어줄 것 같은 청량한 가을 공기

                                             속에서 저녁과 새벽 예불에 참여하고,
             실참실오,                           108배도 하고, 참선도 하고, 또 스님

             성철선의 종지                         의 법문도 들었다. 그리고 다과회라
                                             할까 아니면 토론회라 할까 각자가 불

                                             교에 대해 느끼는 소회와 궁금증을 서
              강경구
                                             로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동의대 중국어학과 교수
                                               그중 주된 주제가 “꼭 참선을 해야
                                             깨닫느냐?”는  것이었다.  이  토론에

                                             참여하면서 느끼게 된 것은 교수님들

                                             이 불교의 깨달음을 ‘알고 모르고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
                                             니까 어떤 뛰어난 선지식이 나타나

                                             명쾌하게 법을 설해 주기만 한다면

                                             바로 깨달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
                                             기였다.



                                               깨달음에 대한 간절함

               강경구   현재 동의대학교 중국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앙도서관장을 맡
               고 있다. 교수로서 강의와 연구에 최대           물론 그렇게 생각할 이유가 없지
               한 충실하고자 노력하는 한편 수행자로          않다. 선종의 역사가 스승의 한마디
               서의 본분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에 바로 깨닫는 사건으로 채워져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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