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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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을 일으킬 이유가 충
                                                분하다. 그런데 대부분은 불
                                                법 인연이 박약한지라 사회

                                                적 부귀영화와 명예와 쾌락

                                                의 추구에 빠져 그것을 자신
                                                의 문제로 보지 못한다. 그래
                                                서 부처님은 가장 먼저 우리
         사진 2. 초전법륜과 5비구.
                                                삶의 본질이 고통이라는 점

          을 바로 보는 데서 출발하는 치유의 길, 즉 사성제의 가르침을 펼쳤다. 그
          러니까 삶의 본질이 고통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야말로 성스러운 깨달
          음의 길을 걷는 출발점이 된다. 그래서 이것을 “고통에 관한 성스러운 진

          리[苦聖諦]”라고 부르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이 가르침을 받아 삶의 본질이

          고통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한다면 그것만 가지고도 이미 성인의 길에 들
          어섰다고 보아야 한다.



            『구사론』의 네 가지 닦음



            그런데 고통의 진리성에 대한 인식이 자발적이지 못하거나 충분히 깊지
          못하다면 규범화된 수행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참선이나 염불, 다라니 독

          송 등의 실천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실천하되 필사의 마음으로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를 덮고 있는 무지의 껍질에 균열이라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절을 해도 죽을 것처럼 해야 한다. 그래서 성철스님은 3천배를
          요구했다. 무릎이 박살 날 것 같고, 손가락 발가락의 마디들이 부러질 것

          같은 지경에서도 그것이 남을 위한 기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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