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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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양개선사의 혜각탑慧覺塔.
하고 가사를 입고 종을 쳐서 입적入寂함을 대중에게 고하자 당시의 승려들
은 크게 울며 그치지 않았다. 그러자 양개는 갑자기 눈을 뜨고 대중들에게
“무릇 출가자는 마음이 사물에 붙지 않아야 하니, 살면 수고롭고 죽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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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데, 어찌 슬픔이 있겠는가?” 라고 하였다. 그리고 주사主事에게 우치
재愚痴齌를 준비하게 하였다.
우치재란 세속의 정에 이끌려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를 위로하기 위
한 ‘재齋’를 말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슬퍼하였다. 7일이 지나 재를
16) [宋]贊寧, 『景德傳燈錄』卷15(大正藏51, 323b), “夫出家兒, 心不依物, 是眞修行, 何有悲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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