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P. 62
점에서 보면 기초심리학의 논의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 인지
인지심리학은 인간이 외부세계를 인식하고 기억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인지과정을 연구하는 심리학이라는 의미와 인지적 시스템을 사용하는 인
간의 마음을 밝히려는 심리적 시도라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인지심리학
은 인지과정 즉 지각, 주의, 대상의 정체 파악, 학습, 기억, 언어이해와 산
출, 추리, 판단, 결정, 문제해결 등 각종 사고, 지능, 의식, 정서 등의 심리
적 과정들을 연구주제로 다룬다.
불교의 인지심리학은 앎이 발생하는 과정, 앎의 다양한 종류, 통찰의 다
층성, 성인의 앎과 범부의 앎 등을 연구주제로 할 수 있다. 인지의 발생에
서는 마음과 함께 생멸하는 심소를 통해서 안다는 기능이 발생하는 과정
을 볼 수 있고, 이렇게 발생한 인지는 유익한 심소와 결합하는지, 해로운
심소와 결합하는지에 따라서 희론적 흐름과 지혜적 흐름이 있다. 희론과
지혜는 인지의 대표적인 예이다. 희론적 사고의 흐름은 범부의 삶을 지속
하게 하고, 지혜적 사고의 흐름은 성인의 삶으로 나아가게 한다.
인지의 다양한 종류와 관련해서는 식識(viññāṇa), 상想(saññā), 냐나
(ñāṇa), 빤냐(paññā), 아빈냐(abhiññā), 빠린냐(pariññā), 안냐(aññā) 등이 있
다. 모두 ‘알다’를 의미하는 ‘냐(ñā)’를 포함한다. 다양한 종류의 앎 가운데
어떠한 앎이 열리는가에 따라서 계界가 다르게 열린다. 이러한 앎에 따라
서 견해(diṭṭhi)도 다르게 열리고 정견과 사견의 차이가 발생한다. 정견正見
(sammādiṭṭhi)은 팔정도의 첫 번째이면서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사견의 대
표적인 예인 유신견有身見(sakkāyadiṭṭhi)의 유무는 앎의 차원이 바뀌는 시금
석이 된다. 정견의 경우 지혜적 흐름으로 나아가고, 사견의 경우 희론적 흐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