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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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으로 통치하게 된다.
도대체 그 사이 백성들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 답은 뻔하다. 권력
자들의 삶만 있었을 뿐 백성들은 죽어 나갔고, 백성들의 삶은 권력자의 안
전을 지키는 데 동원되었을 뿐이다. 고금古今을 막론하고 국가란 부국강
병富國强兵, 즉 백성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국방을 튼튼히 하고, 백성들
로 하여금 행복하게 추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그 목적이고, 이를 실현하
지 못하는 나라는 존재의 정당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 아니던가.
지금도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
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천
명하고 있다(헌법 제10조). 이러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나라는 국가가 아니며, 나라
의 일을 맡은 사람들은 이에 대하여 책임
을 져야 함은 당연하다.
보조지눌과 의기투합해
결사를 맺다
명종이 폐위된 후 옹립된 신종神宗(재
위 1197~1204) 때인 1198년 봄 요세화상은
36세에 개경에 올라가 고봉사高峯寺의
법회에서 명성을 떨쳤고, 영동산靈洞山
장연사長淵寺에서 연 법회에는 많은 사람
들이 불법을 배우러 몰려들기도 했다. 당
사진 1. 동화사 소장 보조국사 지눌
(1158~1210) 화상 진영. 시 영천 팔공산八公山 거조사居祖寺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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