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0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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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 중 처음 네 분이다. 이러한 우주관에서 미
                               래 성수겁에도 천불이 탄생한다.
                                 한국의 천불도상은 백제시대의 계유명 삼존천

                               불비상(사진 3)과 고구려의 연가칠년명 금동입상,

                               그리고 수많은 탱화와 조상에서 접할 수 있다. 이
                               와 같은 석존의 정각이 과거불사상과 연관되는
                               연기성불설은 이미 기원전 2세기 바르후트Bhārhut

                               불탑에서 발견되고, 1세기 무렵 산치Sanchi 불탑

                               (제1탑)에서 세 개의 불탑과 네 그루의 성수로 표
          사진 3.  계유명 삼존천불비상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현하고 있다.



                                 미륵하생불과 연기緣起



                                 유보생 석조불상(사진 4)을 살펴보자. 베를린
                               동아시아박물관  소장이며  높이가  104cm이다.

                               경명연간(500∼503)에 조상되었다. 미륵불은 곱슬

                               머리 육계와 통견가사를 입고 사자좌에 앉아 있
                               다. 이와 같은 육계는 황흥 5년명 교각불상(『고경』
                               제126호 사진 6 참조)과 윈강 16굴 본존불(사진 5)의 두

                               상양식과 매우 유사하다. 미륵하생불 수인은 양손

          사진 4. 유보생 석조불상.      이 가슴 위에 포개져 있는 설법인이며, 과장된 다
                               섯 손가락 모두 가지런히 펴서 위를 향하고 있다.
          통견복식의 주름선이 비현실적으로 부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좌우협시상의

          옷주름도 같은 양식이다. 특히 본존불 광배의 일곱 분의 선정불과 커다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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