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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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더 바쁜 모습처럼 보이기도 합니
다. ‘섣달그믐날엔 부지깽이도 꿈틀 거
린다’는 속담은 섣달그믐에는 설맞이
준비로 아주 바쁘다는 의미이고, ‘섣달
이 열아홉이라도 시원치 않다’는 속담
역시 너무 바쁜 일상을 표현한 말입
니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려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던 거 같습
사진 4. 두부짜기(김준근, 19세기).
니다.
섣달그믐 묵은 설에 먹는 시절음식
섣달그믐은 ‘묵은 설’이라고 합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일가 어른들에
게 세배를 드리는데 이를 ‘묵은세배’라 하고, 지역에 따라서는 저녁 식사
전에 하기도 하는데 이날은 만두를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고 했습
니다. 저녁에 만둣국을 올려 차례를 지내며, 이를 만두차례饅頭茶禮, 만두
차사饅頭茶祀, 국제사라고 불렀습니다.
한 해 동안 잘 보살펴주신 조상에게 감사드리는 의식으로 해질 무렵에
만둣국, 동치미, 삼실과三實果, 포脯 같은 음식을 차려서 조상에게 올렸다
고 합니다. 이 가운데 재미난 문화 중에 만두 속에 엄지손톱만 한 작은 만
두를 여러 개 집어넣어 복만두福饅頭(보만두)를 만들기도 했는데요. 차례를
지낸 후에 만둣국을 먹을 때 복만두가 들어간 그릇을 받는 사람이 신년의
복을 가져간다고 점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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