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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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통과의례, 왕실의 연회상 등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옛 그림을
통해 알아보는 옛 음식에 관한 내용은 책에도 소개되어 있으니 흥미롭게
찾아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농가월령가」 12월령 속 음식
정약용의 둘째 아들인 정학유
가 쓴 「농가월령가」 12월령을 보
면 “콩 갈아 두부하고 메밀 쌀 만
두 빚소. 깨강정 콩강정에 곶감
대추 생률이라.”는 대목이 나옵
니다. 강정을 만드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엿기름을 삭히
고 고아서 만든 조청과 엿입니다.
이는 설탕이나 꿀 대신 고소한 단
맛을 내는 중요한 조미료가 되어 사진 2. 엿 만들기(김준근, 19세기).
주었고, ‘묵은 설’이라고 하는 섣
달그믐에 반드시 준비해 두어야 하는 식재료였던 것이지요.
19세기 말에 그려진 김준근의 <엿 만들기>는 보리를 수확해서 엿기름을
만들어 섣달그믐에 쓰일 재료를 만드는 작업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농가
월령가」에 그대로 묘사되어 있듯이 우리 조상들은 가장 첫 번째로 농사일
을 인생에 비유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길 당부했고, 시절음식의 소중
함을 노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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