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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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양은 과거칠불사상과 연관된 비석상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과거칠불도상이 미륵하생불
             의 광배에 자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윈강 11굴 명창 미륵불감(사진 6)을 보자. 석가

             모니불감 상층에 미륵불감이 있는 2층 구조이며
             불감 하단에 명문이 있다. 미륵불감의 본존불은
             높은 보관을 쓰고 시무외인을 하고 있다. 천의복

             식은 복부에서 X자형으로 교차하는 북위양식이

             다. 석가모니불감의 본존불은 시무외인을 하고 통
                                                          사진 5.  윈강 16굴 본존불
             견복식는 북위양식이다. 불감의 동서 벽에 협시상
                                                                    두상(부분).
             이 서 있다. 석가모니불감의 천개는 일곱 분의 선
             정불이 표현된 과거칠불도상이다. 불감 하단의 명

             문 좌우로 4명의 시주자들이 합장하고 있다.
               명문을 보면, 태화 19년(495) 주씨 부인이 남편
             과 자식을 위해 조상하였다. 비구 혜공이 주관하

             였으며 주씨 부인의 죽은 남편은 상산태수 전문

             호이고, 죽은 아들 사수, 딸 아각을 위해 조상하
             였다. 그녀는 남편과 아들이 정토에 왕생하고 불
             자가 되기를 기원하였다. 또한 미륵이 하생할 때
                                                          사진 6.  윈강 11굴 명창 미륵불감
             이들이 용화삼회에 참석하기를 기원하였다.                           의 칠불(박스 안).

               이와 같이 5세기 말 북위 불교에서 표현된 과
             거칠불사상과 미륵하생신앙은 위의 주씨 부인이 석가모니와 미륵 그리고
             과거칠불을 조상하는 인연으로 미륵이 하생하면 죽은 가족들이 용화삼회

             에 참석할 수 있는 공덕이 되는 연기사상에 근거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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