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P. 128
해선 아쉬울 게 없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지만, 추억의 음
식을 먹을 겨를이 없이 살고
있는 우리의 일상이 늘 아쉽
기만 합니다. 추억을 함께 먹
는다는 건 서로의 인생을 응
원하고 정을 쌓아 가는 과정
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서령
의 책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
적을 먹었다』는 제목부터 끌
사진 7. 배추적. 리는 책이었습니다.
그중에 작가의 어린 시절,
엄마와 할매들이 겨울밤에
해 먹던 배추적은 ‘조금씩 속
이 썩은 사람들끼리 둘러앉
아 먹는 것’이었다는 표현이
인상 깊었고, 그래서 배추만
보면 그녀가 생각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배추
적은 깊은 맛을 가진 음식이
었다.”라고 표현합니다. 얕
은 맛이 혀가 느끼는 맛이라
면 깊은 맛은 위가 느끼는 맛
사진 8. 봄동만두.
이라고 했습니다.
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