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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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보물>이라는 코너에 원택스님의 현대사 보물 중 두 번째 보물로 ‘책 보
지 말라던 성철스님의 1만여 권 장서’를 소개해 주었고, 동아일보는 ‘보아도
보지 못하고 만나도 만나지 못한 것 같아’라는 제목으로 큰스님과 소납의
사진을 실어 추모를 해 주었습니다. 놀랍게도 문화일보의 M인터뷰는 ‘성철
스님 받들다 보니 어느덧 50년’이라는 제목으로 전면 인터뷰를 실어 주었
습니다. 그 기사 중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한국 현대불교의 가장 유명한 고승이 남긴 무거운 이름을 등에 지
고 살아가는 삶이 원택스님의 참선이고 수행인 셈이다.”
소납은 이 구절을 읽으면서 이 글을 쓴 기자님에게 마치 장군죽비로 경
책을 받은 듯 충격에 빠졌습니다. 큰스님께서는 평소에 “늘 지성으로 화두
를 간직하여 성불하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가르침을 따르기는커녕 상기
병과 심한 디스크를 피난처로 삼으며 백일법문, 성철스님법어집, 선림고
경총서 발간, 성철스님기념사업 등 성철사상의 전법을 제 소임으로 여기
고 비구 반평생을 살아온 죄가 하늘에 차고 넘치는 것을 어찌 알았을꼬!!
싶었습니다. 큰스님을 처음 뵙고 3천배를 마치고 받은 첫 말씀도 자기를
속이지 말라고 하는 ‘불기자심不欺自心’이었건만 스스로를 속이고 살아온
것이 탄로난 듯, 큰스님께 참회하고 또 참회를 했습니다. 이제는 상기병도
사라지고 디스크도 잦아들었으니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화두 참구와 정진으
로 돌아와 남은 시간을 환희심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2024년 새해를 맞이하는 『고경』 독자 여러분들도 긍정적인 자세로 자기
와의 대화를 하면서 환희심으로 가득 찬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시길 바랍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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