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6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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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편정偏正과 명암明暗을 중시하고, 임제종은 주빈主賓과 체용體用을 더욱
          중시한다고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중명」에서는 당연히 이사원융을 강조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이 논하

          고 있다.



              “맑게 깨달으면 붉은 봉황에 깃들이지 않고, 맑은 연못이 어찌 붉
              은 바퀴에 떨어지겠는가. 혼자면서 외롭지 않고, 뿌리가 없으면서

              영원히 굳세고, 쌍으로 밝혀 운을 가지런히 하면, 일[事]과 이치[理]

              가 원융圓融을 갖춘다.”     9)
              “체體와 용用을 혼연히 하여 치우침[偏]과 원만함[圓]을 완만하게 굴
              린다.” 10)

              “공체空體는 적연寂然하여 뭇 움직임에 어그러지지 않는다.”                11)

              “쓰면서도 움직이지 않고 고요하면서도 응집하지 않으며, 맑은 바
              람은 풀을 넘어뜨리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밝은 달은 하늘에 널리
              하면서도 비추지 않는다.”       12)




           이로부터 이사원융을 철저하게 강조하고 있음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이
          러한 「현중명」의 이사원융의 사상은 그대로 『보경삼매』와 조동종의 전체적인
          선리禪理와 제접법에도 관철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회호’를 강조하는

          조동종에서는 ‘원융’이 어쩌면 필수적인 전제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9)  [日本]慧印校, 『筠州洞山悟本禪師語錄』(大正藏47, 515b), “蒼悟不栖於丹鳳, 澂潭豈墜於紅輪. 獨而
           不孤, 無根永固, 雙明齊韻, 事理俱融.”
          10) “渾然體用, 宛轉偏圓.”
          11) “空體寂然不乖群動.”
          12) “用而不動, 寂而不凝, 淸風偃草而不搖, 皓月普天而非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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