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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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도덕적 품성의 계발을 통해 인격적
                                완성을 도모하려는 전통적인 의미의 덕론도 있
                                었다. 앞으로 논의할 불교의 윤리적 입장은 이

                                런 세 가지 요소들을 균형감 있게 골고루 함축

                                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불교 윤리는 승가의 행위규범인 계
                                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보면 법칙론
       사진 3.  다미엔 키온(Damien Keown).
                                내지는 의무론이고,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모든 행위를 ‘깨달음’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
          주한다는 점에서는 목적론이자 결과주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와 동시에 불교는 탐진치의 삼독심을 끊고 붓다와 같은 지혜와 자비를 갖

          춘 완성된 인격으로 거듭날 것을 요구한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덕론적 성

          격도 가진다.
           다수의 불교 학자들은 붓다의 교학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과 비슷한
          목적지향적 윤리학에 가깝다고 결론짓기도 했다. 얼마 전부터는 불교가 지

          고지순至高至純의 목표인 열반을 얻기 위해 개인적 자비심의 실천을 강조

          하는 일종의 ‘성품 결과주의(character consequentialism)’라고 역설하는 사람
          들도 나타났다. 그러나 불교 윤리의 학문적 특성을 어떻게 정의하든 21세
          기 불자들의 일차적 관심사는 세상의 일들과 관련된 윤리적 쟁점들에 대

          한 불교적 입장을 공유하고, 이를 직접 구현해 보자는 태도가 아닐까 싶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의 불교 윤리학자인 다미엔 키온은 아리스토텔레스
          의 덕론적 관점이 불교 윤리의 인식과 가장 가까운 서구적 사례라고 주장
          했는데, 이러한 입장은 현재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런데 이런 시각은 최근 들어 불교윤리는 공리주의적 결과론의 한 유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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