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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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니 소식이 없다고 그래요. 두 분이 울고 그러는 걸 봤어요. 내가 “그 스님
은 대체 어디 있습니까?” 하고 물었어요. 그때 성철스님이 “내다!” 이러시더
라고요. 성철스님이 “내다” 하였고, 두 분이 큰소리로 웃으시더라고요.
성철스님에게 한글과 한국의 역사를 배우다
어머니가 편지를 써 주셨는
데, 그건 한글이지요. 그래 갖다
가 청담스님께 드리니까 읽어보
시고는 아무 소리도 안 하고 도
로 접어서 넣으시더라고요. 그리
고는 나한테 “편지를 보라.”고 해
서 주시는데 나는 그때 한글을
몰랐습니다. 일본글밖에 몰랐거
든요. 그래서 “나는 한글을, 조선
말을 모릅니다.” 이랬어요. 한문
사진 5. 진주공립농업고등학교 시절 청담순호 스님.
도 전부 일본 발음으로 읽지 우
리말로는 못 하거든요. 그래서 한 이틀 대승사 쌍련선원 선방 뒤에서 묵었는
데, 그 편지 내용은 “이 아이를 어떻게 하든지 무슨 수를 쓰더라도 달래서 승
려를 만들라.”는 내용이었어요. 그렇게 해서 세속에 안 나오도록 해 달라는
부탁의 내용인데, 어머니가 청담스님한테 쓴 편지입니다.
▶ 대승사로 이동할 때 속세 나이가 어떻게 됩니까?
나는 한글로 된 편지를 읽을 줄 모르고 또 세속에 살아도 인생관이 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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