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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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지 않은 14살이었어
             요. 그 편지를 두 분이
             읽고 또 부처님의 불교

             적인  인생관을  알려주

             면 내가 압니까 듣기만
             했지요. 그런데 어마어
             마한  말씀을  하시더라
                                     사진 6. 절친한 도반이었던 청담스님과 성철스님.
             고요.  생사가  어떻고

             열반이 어떻고 이러시는데, 그런 문제가 내 귀에는 하나도 모르는 소리였
             어요. 그래서 나는 마음속으로 “아니라고, 나는 세속에 있으면서 비록 구
             걸을 하더라도 공부를 해서 박사가 되어 스님께 원수를 갚겠다고 했어요.

             우리 다 내버리고 간 원수를 갚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고 여태까지 살았

             는데 중이 도대체 뭐냐고요. “나는 중이 안 될 거다.”라고 그러니까 성철스
             님이 큰소리로 웃으시더라고요.
               성철스님은 “원수를 푸는 법이 있다.” 그러시면서 모든 것, 세속의 문학

             적으로 본 거 이런 것들을 가지고 쭉 이야기 했습니다. 한 1주일간 거기에

             있으면서 스님한테서 들었는데, 그 모든 걸 알아야 뭣을 하지, 알지 못하
             는데 승려가 될 수 없고 또 나는 배우는 것이 소원이라고 그랬거든요. 그
             러니까 우선 한국 역사, 말하자면 조선 역사지요. 조선 역사부터 배워야겠

             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래서 조선 역사를 쭉 배우기 시작했어요.

               신라, 삼국시대 이런 것을 쭉 하다가 기자조선 무슨 조선 하면서, 당신
             의 원고지에 칠판 쓰듯이 써 가면서 하시는데 평양, 평양이라는 말이 나와
             가지고, 선죽교에서 그 누굽니까, 정몽주, 그분이 피를 흘리고 선죽교에서

             죽었는데 그 흔적이, 피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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