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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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벗어나 서로 아끼고 존경하는 사이로 발전하였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넘어가는 길을 자주 찾아간 것에는 혜장화상
과 다산선생과의 간담상조肝膽相照하는 지음知音 간의 만남이 그야말로 열
락임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때 그 사람들이야 다 사라지고 없
지만, 후학으로 학문의 길을 걸어가는 나에게는 실제 그 길을 걸어보며 ‘만
남의 열락’을 상상해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그래서 지음 간에는 아무
리 먼 길도 만나러 가고 아무리 오랜 시간이어도 기다려지는 것이리라. 공
자도 “간담상조하는 벗이 있어 먼 길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니 이 또한 즐거
운 일이 아닌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고 한 것이리라.
다산선생이 10살 아래인 혜장화상을 처음 만난 것은 강진으로 유배를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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