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P. 144
사진 1. 전형적인 집성촌, 옻골마을.
로 올라가는 산길 입구는 평화로운 시골 풍경입니다. 왼쪽에는 탱자나무
울타리가 늘어서 있고, 멀리 대암봉(465)이 보입니다. 대암봉을 오르려면
저 능선을 타고 올라가는 것이 수월합니다. 탱자나무 가시를 보면 고디(다
슬기)의 나선형 녹색 알맹이가 생각납니다. 알맹이를 탱자나무 가시로 빼
먹고 나면 필름처럼 얇은 뚜껑을 툭, 뱉어내곤 했습니다.
덤불 속에는 새들이 지저귀고 머리 위 푸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
랗습니다. 계곡물은 며칠 계속된 한파로 얼어붙었습니다. 꽁꽁 언 얼음 밑
으로 얼지 않은 물이 흘러갑니다. 얼핏 보면 얼어붙은 것 같아도 놀랍게도
그 밑으로 투명한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얼음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듣
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단번에 환해집니다.
본격적으로 옻골재로 올라가는 계곡 길은 상당히 험하군요. 개울 옆으
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