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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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로프가 설치되
어 있어 일부 구간
은 로프를 잡고 올
라갑니다. 아까 길
을 잘못 들어 산악
자전거를 들고 내
려가던 친구는 아
마도 이 구간에서
식겁했을 겁니다.
좁은 계곡을 끼고
돌 비탈을 깎아 길
을 만들었습니다. 사진 2. 옛날 생각 나는 탱자나무 울타리.
산에는 참나무가
많아서 새들도 많고 아마도 다른 짐승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며칠 계속
된 한파로 언 땅에서 서릿발 밟히는 소리가 경쾌합니다. 뽀드득, 뽀드득.
오늘은 이 소리를 들으러 옻골재에 왔는가 봅니다. 산길을 걸을 때는 소리
를 듣고, 냄새를 맡고, 뺨에 닿는 공기를 느끼며 풍경과 소통합니다. 서릿
발을 밟을 때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마다 일종의 행복감을 느낍니다.
이런 길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조심해야 합니다. 노년에는 균형감,
순발력, 골밀도 등이 떨어지므로 넘어지면 다치거든요. 옻골재를 바로 앞
에 두고 우리는 돌아섭니다. 우리 나이에는 산에 오르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이지 정상에 오르는 것은 목표가 아닙니다.
오르기만 하다가 내려가기 위해 뒤돌아섰을 뿐인데 산은 전혀 다른 모
습이 됩니다. 올라갈 때는 전체를 보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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