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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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역행하여 올라가다가 중력
에 순응하며 내려오기 때문일
까요? 산을 바라보는 경계가
이처럼 달라져도 그것을 타인
에게 전달하려면 아무리 노력
해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우리
는 언어가 없으면 생각할 수 없
고, 전달할 수도 없습니다. 닫
힌 세계를 열려면 새로운 언어
가 필요합니다.
사진 3. 험한 오르막길도 돌아서면 내리막길.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철학자, 종교인, 과학자, 시인은 물론 많은 사람이 새로운 경지를 표현
할 새로운 언어를 찾기 위해 애쓰지만, 벅찬 감동은 말로 표현하는 순간 보
잘것없어지기 일쑤입니다. 불가에서는 범부의 마음과 깨달은 마음 사이의
거리를 무너뜨리는 언어를 공안이라고 부릅니다. 공안은 새로운 세계를 열
어 주는 새로운 언어입니다. 산에 대한 깨달음을 보여주는 공안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山是山 水是水].”라는 선어禪語이고,
처음 말한 사람은 황벽(?~850)입니다.
누가 물었다.
“지금 바로 깨달았을 때 부처는 어디에 있습니까?”
황벽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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