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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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짧은 법어는 단번에 전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수십 년이 지
          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이 성철을 대표하는 법어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 역시 이 법어를 처음 들었을 때 내 안의 창문이 하나 열리는 느낌을 받

          았습니다. 꽉 막힌 일상에 잠시 숨통을 터주는 역할을 했지만 솔직하게 말

          하자면, 머리로는 이해해도 그 경지가 어떤 경지인지 알 수 없었던 것도 사
          실입니다. 언어가 없으면 생각조차 할 수 없지만 깨달은 경계는 언어 너머
          에 있기 때문입니다.




            모자를 벗고서 시를 읽어보자


           가장 깊은 비밀, 말할 가치가 있는 유일한 것은 항상 언어의 경계 바깥

          에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상대적인 것’입니

          다. 깨달음의 경계는 ‘절대적인 것’이라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습니다. 비

























          사진 5. 「사공도의 24시품 서화첩」 중 15 소야(겸재 정선 그림, 이광사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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