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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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언어로 표현할 수 없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언어를 통해서 그 극한
             까지 추구해야 합니다. 비트겐슈타인(1889~1951)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여기에서 쓴 것을 이해하는 사람은 나의 문장을 꿰뚫고 나의

                  문장에 올라타고 나의 문장을 넘어서서 타오른 후에야 마지막으로
                  내 문장이 난센스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분명 사다리를 타고 난 후에는
                  그 사다리를 던져버릴 것이다.) 그 사람은 틀림없이 이들 문장을 극복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세계를 올바르게 보게 된다.”             5)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언어의 사다리를 아무리 올라가도 범부는 언어
             를 넘어 사다리를 던져 버리는 경지까지 올라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

             지만 한 칸 한 칸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사다리도 없지 않겠어요. 우

             리는 자신의 머리로 스스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언어가 없
             다면 생각조차 할 수 없으니 우선 모자를 벗고 언어의 사다리를 끝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소나무 아래 오두막을 지어 보자
                  모자를 벗고서 시를 읽어보자
                  해 뜨고 해 지는 것을 잊어버리고”         6)










             5)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논리철학 논고』, 1922.
             6) 司空圖, 『二十四詩品』 15 疎野, 築屋松下 脫帽看詩 但知旦暮 不辨何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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