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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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눈길을 달려 기도를 올 분의 안전을 위해서 길은 항상 말끔하게 뚫려 있
             어야 했으니, 백련암 대중들에게 겨울 눈 치우기는 큰 운력이 아닐 수 없
             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해인사에도 기후 변화가 있음을 새삼 발견하게

             됩니다. 한 해 겨울에 두서너 번은 희랑대를 경계선으로 해서 희랑대 아래로
             는 비가 오고 그 위 백련암 산등성이로는 눈이 내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며
             칠 전에도 희랑대 아래로는 비가 내리는데 백련암에는 눈이 펑펑 내려 백련

             암 주위를 장엄한 산봉우리에 금세 눈이 쌓이는 장관이 연출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장경각과 고심원이 없던 때와 고심원과 새 장경각이 우뚝 자
             리하고 있는 현재의 백련암의 눈 풍경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
             의 장엄함을 시현示顯하고 있어서 저도 모르게 쾌지나칭칭입니다. 어찌나

             설경雪景이 아름다운지 저도 젊은 친구들처럼 폰으로 사진을 찍어 『고경』

             지면에 보태볼까 생각하고 마당으로 나섰습니다. 그리고 이런 날을 미리
             알 수만 있다면 모든 백련암 신도님들에게 연락을 해서 “백렴암에 어서 오
             세요!!”라고 전갈을 띄우고 싶습니다.

               물론 백련암 대중 스님들은 눈이 내리면 예나 지금이나 약수암 뒷길을

             지나 큰길에 이르기까지 천 미터 거리 눈을 치우는 일을 자기 일로 삼아 운
             력에 힘쓰고 있습니다.



                뼈아픈 성찰이 있어야 미래가 밝다



               잠시나마 펼쳐진 설경에 취해 옛일을 회상하며 3월호 목탁소리 전반을
             쓰고 난 후에 2024년 2월 6일 0시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

             리는 요르단과의 2023년 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중계를 보려고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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