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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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원숭이들의
앞에 폭포가 나타
난다. 폭포는 하나
로 연결된 흐름처
럼 보이지만 사실
은 하나하나의 물
알갱이들로 이루어
져 있다. 그것은 찰
나에 생성하고 찰
나에 소멸하는 마
음을 상징한다. 앞
의 생각 알갱이는
뒤의 생각 알갱이
의 의지처가 된다.
그러니까 앞의 생
각 알갱이가 모든
사진 1. 폭포 앞의 원숭이들. 것의 뿌리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탐색을
멈출 수도 있다. 초기불교에서 찰나 생멸의 의식으로 마음의 설명을 일차
완료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서유기』의 원숭이들은 그러지 않았다. 간단히 생각해 봐도 잠을
자거나 기절했을 때는 의식이 사라진다. 그러니까 의식은 모든 것의 근원
이 될 수 없다. 더 깊은 뿌리가 있지 않을까? 삼장법사 현장이 전파한 유
식에서는 모든 의식과 만물의 뿌리가 되는 아뢰야식을 제시한다. 이에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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