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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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慧能이 동산법문에서 『금강경』을 가르
             친다는 소식을 접하고 홀어머니와 헤어
             지는 장면을 돈황본 『육조단경』에는 “혜

             능은 듣고서 숙업宿業에 인연이 있음을 알

             고 바로 홀어머니를 사직하고 황매黃梅 빙
             무산憑茂山으로 가서 오조五祖 홍인화상弘
                                  7)
             忍和尙에게  예배하였다.” 라고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구절로만 보자면, 늙은 홀
                                                    사진 2. 육조혜능 선사.
             어머니를 어떻게 배려했는가에 대한 설
             명은 전혀 없다. 땔나무 장사하는 혜능이 재산을 모아 놓은 것도 아닌

             데, 노모는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 것인가? 그에 따라 종보본 『법보단경』

             에는 어떤 사람이 ‘은銀 십량十兩’을 주어 노모老母의 옷과 양식을 마련하
                        8)
             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조당집祖堂集』에서는 이 장면을 다음과 같이 묘사
             하고 있다.




                  혜능이 듣고서 숙세에 인연이 있다고 하였다. 그때 도성道誠이 혜
                  능에게 황매산黃梅山의 오조五祖를 찾아가 예배할 것을 권하였다.
                  혜능이 “노모가 있고, 집이 가난하여 부족한데, 어떻게 모친을 버

                  리겠는가? 아무도 봉양할 사람이 없다.”라고 말하자, 도성이 마침

                  내 혜능에게 은銀 백 냥百兩을 주어, 노모의 옷과 양식을 충분하게



             7) 敦煌本, 『壇經』(大正藏48, 337a), “惠能聞說, 宿業有緣, 便卽辭親, 往黃梅馮茂山, 禮拜五祖弘忍和尙.”
             8)  宗寶本, 『壇經』(大正藏48, 348a), “惠能聞說, 宿昔有緣, 乃蒙一客, 取銀十兩與惠能, 令充老母衣糧,
               敎便往黃梅參禮五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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