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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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하면 구족九族이 생천生天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저 양개良价는
금세今世의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집에 돌아가지 않고, 영겁의 근
진根塵 그대로 돈오頓悟하여 반야般若를 밝히려고 합니다. 14)
양개는 참다운 효는
바로 출가에 있음을 밝
히고 있는데, 이는 중국
불교에서 끊임없이 제
창한 ‘대효’의 입장이라
하겠다. 양개가 언급한
“자식 하나가 출가하면
구족이 생천한다.”라는
사진 4. 『부모은중경』 언해본.
경문은 어디에서 인용
한 것인지 찾을 수 없지만, 이후 불교의 전적에 수없이 인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사북당서」는 모친을 위하여 게송을 올리면서 마치고 있는
데, 그 게송 가운데 “삼가 짧은 글로 보살펴 아껴줌을 떠나니, 원컨대 대
법大法을 밝혀 자애로운 부모에게 보답하고자 합니다.” 라고 하니, 바로
15)
이 편지를 쓴 연유를 밝히고 있다고 하겠다.
「후기북당서」에서도 양개는 반복하여 출가가 효에 어긋남이 아님을 밝
히고 있다. 그 가운데 “무릇 사람들이 거하는 세상에서는 자신을 닦고 효
를 행함으로 천심天心에 합일合一합니다. 그렇지만 승려는 공문空門이 있으
14) [日本]慧印校訂, 『筠州洞山悟本禪師語錄』(大正藏47, 516a), “欲報罔極深恩, 莫若出家功德. 截生死
之愛河, 越煩惱之苦海, 報千生之父母, 答萬劫之慈親, 三有四恩無不報矣. 故經云: 一子出家, 九
族生天. 良价捨今世之身命, 誓不還家, 將永劫之根塵, 頓明般若.”
15) 앞의 책, “謹具尺書辭眷愛, 願明大法報慈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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