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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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면 여여처사라고 묘희스님 아버지가 그 비용을 다 댔습니다. 부처님
          당시는 목가사와 면가사를 입었지요. 그래서 대승사에서 비단 가사를 모
          두 태웠습니다.

           비단가사를 대체하기 위해 가사불사를 하는데 신도들이 모두 왔어요.

          트럭에다가 천을 싣고 와서 대승사 선방에서 가사불사를 했습니다. 가사
          색깔로 광목에 물들일 때 도반 중에 비구니 청안靑眼 노스님이 계셨는데 수
          덕사 스님이었어요. 그 분에게 광목에 물을 들이라 했는데, 힘이 드니까 밤

          에 살짝 몰래 윤필암으로 가져왔어요. 물감 세 가지를 청홍녹 이렇게 배접

          을 하면은 가사 색깔이 나옵니다.
           청안스님이 윤필암에서 물들인 다음 머슴을 시켜 대승사에 갖다드리라
          그랬습니다. 내가 따라갔는데 중간에서 딱 성철스님하고 마주쳤어요. 성

          철스님이 “이게 뭐냐. 가사감이지?” 하고 물었어요. 내가 엉겁결에 “예!”

          그랬습니다. 그날로 고만 성철스님이 걸망 짊어지고 달아나셨어요. 그래
          비구니가 손댄 가사를 입지 않겠다는 겁니다. 스님이 점촌 묘희스님 집에
          들어앉으셨어요. 어디로 가실지 모릅니다. 묘희스님 부친 여여처사가 “큰

          절(대승사)에 가사감 가지고 가서 새로 하겠다.” 하셨어요. 그래서 손질한

          걸 전부 물에 다시 담가서(웃음) 헹궈서 손질했습니다. 비구니 발때, 손때
          묻은 거 안 입으신답니다. 큰절에서 그렇게 괴팍시러웠어요.



           ▶ 스님들이 직접 회색물을 들이고 바느질을 했군요?

           그랬지요. 광목은 지붕에다 말립니다. 누런 광목이 바래서 하얗게 된 뒤
          에 회색물을 들여 손질합니다. 우리 모두가 신도들 집에 트럭으로 한 열 개
          를 구해서 봉암사에 가지고 와서 바느질을 했습니다. 내가 그때 배워서 가

          사도 할 줄 알고, 장삼도 할 줄 알고, 바느질 잘합니다. 그렇게 옷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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