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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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네도 와서 “이렇게 해라.” 하고 가르쳐주면 다하고 그랬습니다.
               자기 옷은 자신이 해 입을 줄 알아야 된다고 큰스님네가 말씀하셨어요.
             또 삼베를 가지고 고의적삼을 만드는 걸 내 눈으로 봤거든요. 대승사 선방

             에서 이불 홑청도 빨고 이불을 씻는 것도 봤습니다. 그때는 큰스님네가 젊

             은 시절이니까 손수 다 했어요. 같이 마당도 쓸고 그랬지요.


                누구나 하루에 나무 두 짐씩 하는 보청법




               그때 내가 윤필암에 있었는데 봉암사로 오라고 통지가 왔어요. 스님네
             가 봉암사에 오셨기 때문이지요. 봉암사에는 백련암이라는 암자가 있습니
             다. 한 30분 올라가는 거리인데, 그 백련암을 비워놨으니 와서 청소하라고

             합니다. 그때 대승사 살면서 알고 있던 비구니들 여섯 명을 데려 오라고 그

             래요. 그래서 갔는데 백련암을 치우고 거기에서 살았어요.
               밥만 먹으면 나는 큰절(봉암사)에 내려갔습니다. 큰절에 내려가서 성철스
             님한테 법문 듣고 또 「이산혜연선사발원문」을 배우고 그랬습니다. 내가 그

             것만 배우고 있으니까 성이 안 차서 날마다 배울 것이 없느냐고, 가르쳐 달

             라고 했지요. 그러니까 큰스님 하시는 말씀이 “내가 글을 가르친다고 앉았
             으면 선객禪客 팔다리 다 부러지는
             거다. 그러니까 안 가르친다.” 그

             러시더라구요.

               “선객이 어찌 강사처럼 글을 가
             르치느냐?” 그런 뜻인가 봐요. 그
             렇게 해서 나는 “아우, 선객은 아

             무것도 안 하는 건가 보다.” 그리              사진 5. 출가 초기의 묘엄스님(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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