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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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소문국 고분군.



          이 실의하여 관직을 버리고 전국을 방랑하던 시절에 경주의 남산, 강주剛

          州(지금의 경북 영주·의성 지역)의 빙산氷山(지금의 의성 빙계리), 합주陜州(지금의
          합천)의 청량사淸凉寺, 지리산智異山의 쌍계사, 합포현合浦縣(지금의 마산 일대)
          의 별장 등을 주유하였다는 기록이 보인다. 오늘날 의성의 빙산과 빙계

          동氷溪洞 일대에서 노닌 이야기가 고운사에 누각을 짓고 절의 이름도 ‘고

          운高雲’에서 ‘고운孤雲’으로 바뀐 것으로까지 나아갔거나 빙산 일대를 다닐
          때 그 주변의 사찰이나 자연 속에서 소요했을 수도 있으니 그 시절 고운 선
          생이 지금의 고운사에 와서 머물렀을 가능성도 상상해 볼 수 있다.




            유불도 삼교회통의 사유


           누각의 이름을 우화루羽化樓와 가허루駕虛樓 등으로 지은 것을 보면 유불

          도儒佛道 삼교회통三敎會通의 사유 속에서 명명된 것 같기도 하다. 하늘로

          올라가 신선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우화’나 수레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뜻하는 ‘가허’라는 말은 도가적 개념이지만, 유불도 회통의 사상 속에
          서는 불교의 공간이더라도 세상 밖에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니 이렇게 붙

          일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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